사례: 갑순이와 갑돌이는 부부사이인데, 2년 전에 갑돌이가 바람을 피웠고 갑순이가 책임을 추궁하자 갑돌이는 다시 한 번 여자관계가 있을 때에는 협의이혼하고 전 재산을 갑순이에게 지급한다는 내용으로 각서를 작성한 사실이 있습니다. 현재시점에서 갑순이는 갑돌이와 더 이상 살 수가 없어 협의이혼을 시도해본 후 재판상 이혼이라도 할 예정인데, 위 각서의 효력으로 재산을 갑순이의 것으로 할 수 있나요.

답변: 갑돌이가 작성한 각서의 효력이 이혼을 전제로 한 재산분할의 협의로 볼 수 있는지가 문제됩니다. 재산분할에 관한 협의는 이미 이혼을 마친 당사자나 아직 이혼을 하지 않은 부부 사이에 이루어지는 재산분할에 관한 협의를 의미하는데, 아직 이혼을 하지 않은 부부가 협의이혼을 할 것을 약정하면서 이를 전제로 재산분할에 관한 협의를 하는 경우에는 장차 당사자 사이에 협의이혼이 이루어질 것을 조건으로 한 것이므로 협의 후 당사자가 약정한대로 협의상 이혼이 이루어지는 경우에 한하여 그 협의의 효력이 발생하는 것입니다.

사안의 경우 갑돌이는 갑순이에게 전 재산을 준다는 내용의 각서를 작성했는데 그 이후에도 이혼을 하지 않고 혼인생활을 계속 했으므로, 위 각서를 이혼을 전제로 협의로 볼 수는 없고 부부간의 불화를 피하기 위해 작성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. 그러므로 위 각서를 교부한 것만으로는 이혼을 전제로 한 재산분할에 관한 협의가 이루어진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됩니다. 따라서 갑순이는 협의이혼을 할 경우 재산분할에 관한 협의를 해야 하고, 협의가 되지 않을 경우 별도로 법원에 재산분할심판청구를 해야 할 것입니다.